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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의 사례를 들어보자. 빈의 산과 의사였던 그는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아주 많은 산모가 죽어 나간다는 사실에 신경이 쓰였다. 그는 산모들이 걸리는 기이한 ‘산욕열’이 자신과 동료 의사들이 아침에 부검한 다음 손을 씻지 않은 채 오후에 아기를 받는다는 사실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아직 세균이 존재한다는 것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제멜바이스는 의사들이 산모들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뭔가를 전파한다고 믿었다. 그의 견해는 환영받지 못했다. 동료 의사들은 그를 배척했고, 그는 1865년 정신병원에서 사망했다.
특정한 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을 표적으로 삼아서 심혈관 위험을 줄이면 암까지는 아닐지라도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대사 건강을 개선하고 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면 심혈관 질환, 암, 알츠하이머병 위험도 한꺼번에 줄어든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종합하자면 나는 백세인의 비밀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고 본다. 바로 ‘회복력’이다. 백세인은 수십 년 동안 흡연을 하면서도 암과 심혈관 질환에 저항하고 그런 병들을 피할 수 있다. 그들은 안 좋은 식사 습관을 지니고도 이상적인 대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또래들이 굴복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인지와 신체 노쇠에 저항한다.
극단적인 열량 제한은 적어도 ‘네 기사 질병’ 중 일부에 굴복할 위험을 줄일 가능성이 있어 보이긴 한다. 그러나 대신에 감염, 외상, 쇠약에 따른 사망률 증가가 그런 이득을 상쇄시킬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있어 보인다.
간은 몸에서 가장 재생력이 뛰어난 기관일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간 일부를 기증하면 기증자와 이식자 모두에게서 수술한 지 약 8주 사이에 간은 다시 거의 온전한 크기로 자라 온전히 제 기능을 한다. 이 성장의 대부분은 겨우 처음 2주 사이에 이루어진다.
우리가 맞서야 할 마지막 속설은 심혈관 질환이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나며, 따라서 20대나 30대, 더 나아가 40대는 예방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개념이다.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2014년 댈러스공항에서 식사를 할 때 앨런 스나이더먼이 툭 던진 퀴즈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65세 미만인 사람 중 몇 퍼센트가 심근경색을 겪는지 아나?” 나는 높을 것이라고, 4명 중 1명이라고 추정했지만 너무 낮게 잡았다. 65세 이전에 심근경색, 뇌졸중, 스텐트나 다른 어떤 이식 수술 등 온갖 주요 급성 심혈관 질환 사건을 겪은 사람이 남성은 꼬박 절반, 그리고 여성은 3분의 1이었다. 이런 일을 겪은 남성 중 4분의 1은 54세 이전에 겪었다.
심장병의 두 최대 위험 요인인 흡연과 고혈압이 내피에 손상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흡연은 화학적으로 손상시키고, 고혈압은 기계적으로 손상시키지만 내피가 손상된다는 결과는 동일하다
...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거의 30년이 흐른 뒤였다. 그 선전포고를 할 시점에는 암이 5년 이내에, 미국 건국 200주년이 되기 전에 ‘완치’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암은 1976년에도 완강하게 버티고 있었고, 내가 의대를 졸업한 2001년에도 여전히 그랬다. 그리고 지금도 어느 모로 보나 마찬가지다.
화학요법을 받고서 완화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문제는 완화가 지속되는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암은 어떤 형태로든 되돌아온다.
모든 용종이 암이 되지는 않지만 모든 대장암은 용종에서 나온다. 대장 내시경 검사가 그토록 강력한 도구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데이터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발암 위험 중에서 우리가 실제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은 흡연, 인슐린 저항성, 비만뿐이며, 모두 피할 수 있는 위험이다.
인지 검사의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은 환자의 후각을 평가하는 것이다. 커피 향 같은 냄새를 올바로 파악할 수 있는가? 후각 뉴런은 알츠하이머병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축에 든다.
우리 예방 연장통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는 ‘운동’이다. 운동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에 이중으로 타격을 입힌다. 포도당 항상성 유지에 기여하고 혈관 건강을 개선한다.
나는 설령 운동으로 수명이 1년쯤 짧아진다고 한들(결코 그렇지 않지만) 건강수명 혜택만 따져도 할 가치가 있다고 환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중년 이후에는 특히 그렇다.
신체 활동 수준과 근육량은 약 65세부터 급격히 줄어들며 약 75세부터는 더욱 가파르게 떨어진다. 마치 70대 중반이 되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듯하다.
지속되는 근육 감소와 비활동은 말 그대로 우리 삶을 위험에 빠뜨린다. 근육량(즉 지방 뺀 체중)이 최소인 노인은 모든 원인 사망 위험이 가장 크다.
산 밀란을 비롯한 운동생리학자들과 많은 논의를 거친 뒤 내린 결론에 따르면, 2구간 운동을 일주일에 약 3시간(45분씩 4번)만 해도 대다수는 혜택을 얻고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듯하다.
근육량과 근력은 늘리는 데 걸리는 기간보다 잃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앉아 생활한다면 더욱 그렇다. 설령 부지런히 운동을 해왔다고 해도 짧게라도 운동하지 않으면서 지내는 기간이 있다면 그동안 얻은 것 중 상당수가 사라질 수 있다. 넘어지거나 뼈가 부러진 결과 이런 무활동이 며칠 이상 오래 이어진다면 급격히 쇠약해져 결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
노쇠는 다음 5가지 기준 중 3가지를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탈진 또는 활력 저하, 낮은 신체 활동, 느린 보행 속도, 약한 쥘힘(뒤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이다. 서 있거나 걷기 힘들 수 있으며 넘어져서 뼈가 부러질 위험이 아주 크다.
근육량은 수명 및 건강수명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다. 따라서 근육, 즉 지방 뺀 체중을 줄이는 모든 식사법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 영양 부족인 사람이든 영양 과다인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사실 영양은 비교적 단순하다. 몇 가지 기본 규칙으로 요약된다. 열량을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적게 섭취하지 마라. 단백질과 필수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라.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광물질)을 섭취하라. 대장균 같은 병원체와 수은이나 납 같은 독소를 피하라. 이것 외에 우리는 완전히 확실하게 아는 것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다. 이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섭취한다면 남는 양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간에 지방 조직으로 들어갈 것이다. 이 불균형이 계속된다면 ‘안전한’ 피부밑 지방 조직의 수용량을 초과하고, 6장에서 말했듯이 남는 지방은 간, 내장, 근육으로 흘러넘칠 것이다.
알코올은 영양가가 0인 ‘공허한’ 열량 원천이며, 에탄올 산화는 지방 산화를 지연시킴으로써 지방량을 줄이고자 애쓸 때 우리가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오고, 술을 마시다보면 무심코 음식도 계속 먹게 되곤 한다.
단백질을 무시하지 말자. 우리 목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다량영양소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에는 최소 필요량 같은 것이 없지만(현실적으로 볼 때), 단백질은 부족하면 거의 확실히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좋은 영양이 우리를 도울 수 있는 힘보다 안 좋은 영양이 우리를 해칠 수 있는 힘이 더 강하다. 이미 대사가 건강하다면 영양 개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영양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기 바란다. 그런 책을 덮어라. 나가서 운동을 하라.
테리는 책에 이렇게 썼다. “가족 병리는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나아가는 산불처럼 세대를 이어나간다. 어느 세대에 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화염 앞에 맞설 때까지다. 그 사람은 조상들에게 평안을 안겨주고 자녀들을 구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진짜 나이를 알고 싶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 옛날 일을 이야기하고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떠들어댄다면 그들은 늙은 거야. 자신의 꿈, 열망을 이야기한다면 지금도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거야. 젊다는 거지.” 이것이 바로 나이를 먹으면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